4일 오전 6시30분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 해가 뜨자 어둠이 걷히면서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한 해변 풍경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할 말을 잃게 만들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백사장은 밤사이 사람들이 술판을 벌인 뒤 그대로 놔두고 간 쓰레기들로 넘쳐났다. 각종 술병과 종이컵은 기본이었고, 갖가지 배달음식에 과자 봉지, 컵라면 용기 등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술판을 즐긴 뒤 몸만 쏙 일으켜 떠났는지 백사장에는 돗자리도 가득했다. 백사장은 수많은 담배꽁초가 모래 속에 파묻혀 마치 초대형 재떨이를 연상케 했다. 음식물 쓰레기들이 뒤섞이면서 일대 심한 악취가 발생했고, 그 주변으로 까마귀 떼가 몰려들었다. 일부 쓰레기는 파도가 밀려와 닿는 곳 근처에 버려져 해양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백사장 인근 나무데크와 제방, 인도도 쓰레기 천지였다. 휴식을 위해 조성된 인도 위 의자는 사람들이 버린 오물들로 쓰레기통 신세가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술집과 음식점 등이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을 하고, ‘노상 술판’ 대표 장소인 탑동광장이 폐쇄된 데다, 날씨까지 선선해지면서 집에 돌아가기 아쉬운 취객들이 도심권과 인접한 이곳 해수욕장으로 몰리는 것이다. 산
속보=한 도민이 중고로 구매한 김치냉장고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현금 1억여 원이 발견(본지 8월 10일자 5면 보도)된 가운데, 경찰이 한 달 반에 걸친 수사 끝에 돈 주인을 찾았다. 하지만 돈 주인은 지난해 9월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 6일 오후 3시45분께 중고로 구매한 김치냉장고 밑부분에 돈뭉치가 있다는 50대 A씨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발견된 돈뭉치는 5만원권 2200장으로 1억1000만원 상당이며, 비닐에 쌓인 채 박스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 이 김치냉장고는 서울 한 중고물품 업체가 발송해 지난 8월 6일 오전 9시께 제주항에 도착했고, 이후 화물업자를 통해 이날 오후 A씨에게 배송됐다. 경찰은 A씨와 중고물품 및 폐기물 업체 관계자, 화물업자 등을 상대로 현금 출처 파악에 나섰다. 결정적인 단서는 돈뭉치와 함께 발견된 봉투였다. 봉투에는 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모 병원 퇴원일자가 기재되고, 약봉투도 들어 있었는데, 경찰은 이를 토대로 해당 병원 퇴원자와 이 약국에서 약을 산 구매자를 확인, 탐문수사를 벌여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B씨를 특정했다. B씨는 지병으로 지난해 9월 이미 숨
“뉴스를 휴대폰으로 보는 세상이 됐지만 정확성과 공정성, 심층성 면에서는 여전히 신문이 최고지요.” 윤보현 제주시 삼도1동 서광마을노인회장(81)은 매일 아침 제주일보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농협 재직 시절 제주일보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이 어느덧 30년이 넘게 흘렀다. 윤 회장은 “우리 같은 노인들에게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주고, 지혜와 교훈을 주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바로 신문”이라며 “신문을 읽는 것 자체가 공부이며, 경험을 쌓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주4·3희생자 유족인 윤 회장은 사회면과, 오랜 기간 농협에 재직한 만큼 경제면을 주로 관심 있게 본다고 했다. 그는 “4·3 때 장인어른이 억울하게 총살을 당해 돌아가셨다”며 “그 어떤 것도 유족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겠지만, 개정 4·3특별법 통과 이후 재심과 배·보상 논의 등이 이뤄져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 4·3은 잊고 싶은 기억이겠지만, 잊혀서도 안 될 기억”이라며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제주일보가 앞장서 달라”고 강조했다. 농업 문제와 관련해 윤 회장은 “예전에는 많은 도민이 돈을 주지 않고도 친척과 지인을 통해 감귤을 맛볼 수 있
16일부터 제주가 북상 중인 제14호 태풍 ‘찬투’의 직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찬투’는 15일 오후 3시 서귀포 남남서쪽 약 3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4㎞의 매우 느린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오후 3시 기준 태풍은 중심기압 980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시속 104㎞(초속 29m), 강풍반경 280㎞, 강도 중의 세력을 유지 중이다. 태풍은 16일 오후 3시 서귀포 남남서쪽 약 250㎞ 부근 해상을 지나 17일 오전 3시 서귀포 남쪽 약 3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한 뒤 이날 오후 3시 부산 남쪽 약 140㎞ 부근을 거쳐 18일 오전 3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일본 오사카 부근을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태풍 경보, 제주도 전역에 강풍주의보, 제주도 앞바다(남부·동부)에 풍랑경보가 각각 발효된 상태다. 태풍은 17일 오전 4~5시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 태풍은 최대풍속 시속 104㎞(초속 29m), 강도 중의 강한 세력을 유지하지만, 다행히 이동 속도가 시속 18㎞로 크게 늘어 현재보다는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태풍이 제주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시점은 16일 오후부터 17일
제주 바닷속에서 수중 자생생물들이 대거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미탐사 서식지 대상 동물 자원 조사 및 발굴’과 ‘미개척 무척추동물 조사·발굴’ 연구 사업을 통해 신종 5종을 포함, 제주도 인근 바닷속에 사는 자생생물 37종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특수과학잠수기술을 활용해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그동안 접근이 어려워 탐사가 제한적이던 서귀포 남단 수심 30~100m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바다거미류, 요각류, 갯민숭달팽이류 등의 자생생물을 찾아냈다. 발견된 신종 5종은 로이미아류·디알리코네류 갯지렁이류 2종, 메소폰소폰토니아류·페리오클리메니우스류 새우류 2종, 필로포도사일러스류 1종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 연산호유리망둑(가칭)과 해송투명새우(가칭)이 발견됐는데, 이들 자생생물은 산호과 및 해송과와 공생관계이고, 몸이 반투명한 의태(주위 생물 또는 환경과 식별이 어렵도록 진화한 동물의 형태’를 보여 숙주와 구별하기 힘든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공생관계를 통해 종의 형태적 진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공생생물 간 연관 관계를 밝히기 위한 심층 연구를 추진 중이다. 연구진은 자생생물 37종의 학명을
제14호 태풍 ‘찬투’가 17일 제주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태풍이 오기도 전부터 도내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라 제주 전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찬투’는 이날 오후 3시 중국 상하이 동남동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9㎞ 속도로 동남동진하고 있다. 오후 3시 기준 태풍은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시속 126㎞(초속 35m), 강풍반경 280㎞, 강도 강의 세력을 보이고 있다. 찬투는 16일 오전까지 태풍의 진행을 막는 동풍류에 의해 상하이 부근에서 정체하다가 17일 오전 3시 제주 서남서쪽 약 100㎞ 부근 해상, 오후 3시 부산 남쪽 약 50㎞ 부근 해상을 지나 18일 오후 3시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어 일본 센다이 서남서쪽 약 200㎞ 부근 육상을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에는 태풍경보, 제주도 전역에는 강풍주의보와 산지에 호우주의보, 제주도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각각 발효된 상태다. 태풍은 17일 오전 6~7시 제주에 최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 태풍은 최대풍속 104㎞(초속 29m), 강도 중으로 약해지지만, 여전히 강한 세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태풍의 간접
강력한 제14호 태풍 ‘찬투’가 북상 중인 가운데, 그동안 제주지역에 큰 피해를 남긴 태풍이 대부분 가을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가을 태풍은 발생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올라갈수록 수증기 유입이 늘어 세력이 강해지고, 여름철 태풍이 우리나라로 오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가을이 되면 약화하면서 별다른 저항 없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한다. 더욱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태풍의 기온 차가 커지다 보니 대기 불안정이 심해져 여름 태풍보다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도 더욱 강해 많은 피해를 남기게 된다. 13일 본지가 제주특별자치도에 확인한 결과 1959년부터 2020년까지 제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총 74개로, 이 중 28개가 가을 태풍이다. 역대 제주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힌 태풍 ‘나리’도 가을에 발생했다. 2007년 9월 13일 제주를 강타한 ‘나리’는 순간최대풍속 초속 52m의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590㎜의 일 최대 강우량을 기록하는 등 폭우를 퍼부어 14명의 사상자(사망 13·부상 1)와 1307억4600만원의 심각한 재산피해를 남겼다. 이 1307억4600만원은 1959년 이후 제주에서 발생한 태풍과 호우, 대설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는 제14호 태풍 ‘찬투’가 제주를 관통할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지역은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12일 늦은 오후부터 비가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찬투’는 이날 오후 3시께 타이완 타이베이 동북동쪽 약 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2㎞ 속도로 북진 중이다. 현재 태풍은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시속 169㎞(초속 47m), 강풍반경 280㎞, 강도 매우 강의 세력을 보이고 있다. 태풍은 13일 오후 3시 중국 상하이 남남동쪽 약 180㎞ 부근 해상, 오는 16일 오후 3시 상하이 북동쪽 약 170㎞ 부근 해상을 지나 17일 오후 3시께 제주 북북서쪽 약 5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때 태풍은 최대풍속 시속 97㎞(초속 27m), 강도 중으로 약해지지만, 세력은 여전히 강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12일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 제주에 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100~300㎜, 많은 곳은 500㎜ 이상이다. 특히 기상청은 13일 제주에 천둥·번개와 강풍을 동반한 시간당 30~50㎜, 14일과 15일에는 시간당 50~70㎜의 매우 강한 비
“공과금도 내지 못할 지경이에요. 말하는 것도 지칩니다.”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된 첫날인 6일 제주시청 대학로와 연동 누웨마루거리 등 도내 주요 상권은 사람들의 발길이 줄며 다소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식당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시간과 모임 인원 제한으로 가게 문을 열어도 손님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한숨을 쉬었다. 제주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한 자릿수를 보이는 등 감염병 발생이 수그러들었지만 제주특별자치도 방역당국은 여전히 4단계를 유지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줄 도산할 위기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도시마다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하향된 반면, 제주지역은 4단계를 유지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도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귀성객과 관광객 이동 가능성을 고려해 오는 22일까지 4단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제주시청 대학로에서 노래주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지난 7월 15일부터 54일째 가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까지 영업이 금지되면 올해만 120일이나 장사를 못하게 되는 것”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대
국내 최대 규모의 오일시장으로 꼽히는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제3자에게 점포를 전매·전대하는 등 불법 영업 행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시장 내 모든 점포를 대상으로 실태 전수조사에 돌입한 제주시는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이 같은 불법 행위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1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오일시장 점포 총 904곳 중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운영한 점포는 무려 331곳(36.6%)으로 나타났다. 제3자 운영 점포 331곳을 유형별로 보면 무단 점유가 41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임대 10곳, 매매 9곳, 기타 271곳 순이었다. 암암리에 이뤄지는 불법 점포 전매·전대 사례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제주시는 추정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전통시장 운영·관리 조례는 공유재산인 시장 점포를 임대한 상인은 배우자나 직계가족에 한해서만 지위를 승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904곳 가운데 점포를 임대한 상인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점포는 395곳(43.7%), 배우자나 직계 가족이 운영하는 점포는 92곳(10.2%)에 그쳤다. 텅 빈 채 방치된 점포도 65곳(7.2%)에 달했다. 불법 운영되는 점포는 재난재해를 입어도 보상을